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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5일 화요일

취성의 가르간티아 외전 ~소년과 거인~ 프롤로그 꿈



 머나먼 옛날에 한 배가 한 별을 나왔다. 배 안에서 사람은 세대를 거듭하며, 배를 늘리고 사람을 늘렸다.

 일찍이 고향이었던 별을 가득채우고, 대지의 은총, 해양의 행복까지 쥐어짜낸 그들도, 별들 사이의 무궁한 거리를 채우지는 못했다.

 그런 그들이 '인류 은하 동맹'이라는 이름을 대기 시작한 것은, 최대한 허세를 부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확실히 그들은 광대한 은하를 건너긴 했지만, 그것을 장악했다고는 말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그 허세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사람이라는 종족의 강점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곤란한 상황에서, 불가능과 대치하며, 사람은 더욱 꿈을 말한다.

 혹시 바다를 건널 수 있다면. 혹시 사막을 넘을 수 있다면. 혹시, 하늘을 날 수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굉장한 일이다.

 거미가 거미줄을 치듯이, 사람은 이야기라는 어마어마하게 가느다란 실을 '불가능'에 친다.

 이야기의 실이 무수히 얽히며, 희망과 함께 두터워질 무렵, 그것은 하나의 가느다란 다리가 된다.

 그 다리를 건너는 자가 있다. 처음에는 겁내면서, 하지만 곧이어 건너는 수가 점점 많아진다. 그러는 사이에 새로운 다리를 건너기 위해 인류의 총력이 결집한다.

 그리하여 사람은 대지를, 바다를, 하늘을, 우주를 건너왔다.

 '인류 은하 동맹'이라는 이름은, 지금은 아직 가느다란 실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그 실이 언젠가 은하를 건널 다리가 되지 못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없지 않을까?



 하지만, 그 앞에는 한 가지 장해물이 있었다.

 히디어즈라 불리우는 우주생물이다.

 어떠한 진화를 거쳐 우주에 적응한 군체생물 히디어즈는, 인류가 우주로 나아갈 때마다 인류를 위협했다.

 그 적응력과 번식력은 압도적으로, 항성 간 이동을 가능케하는 기술력을 의지해오던 인류의 병기에도 금방 적응하고, 모방까지 했다.

 지금에 와서 인류는 처음으로, 종족으로써, 생물로써의 경쟁 상대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다.

 명확한 지성을 보이지 않은 채 그저 번식력과 맹목적인 적응으로 가혹한 우주 공간에 적응하고, 전투 병기에도 견뎌내는 초 생명체 히디어즈.

 그에 비해 취약한 육체를 가진 채 지성과 단결 만으로 우주에 진출한 인류.

 두 종족의 전쟁은 긴 세월동안 이어지고, 인류는 평화라는 단어를 잊은 채, 전쟁은 신앙처럼 되버렸다.

 온갖것이 전쟁에 이용되는 사회에, 한 명의 소년이 태어났다. 그 이름은 레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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