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목록 (상단)

2015년 8월 3일 월요일

단편 라노벨 번역 : 소울 언더 테이커 에필로그 시작된 듯한 시작되지 않은 듯한 전설

 (히로)

 (네ㅡ에ㅡ)

 느긋한 건 아닌데, 어딘지 서두르지도 않으며 걸어가는 히로에게 한니발이 어깨 위에서 말을 건다

 (오늘은, 중학교 입학식이군)

 (그래ㅡ 오늘부터 중학생이야ㅡ 교복 입는다ㅡ)

 짙은 녹색의 블레이저와 블라우스, 목덜비에 감긴 리본, 하얀 양말에 새신발. 어딜 어떻게 봐도, 에토우 히로의 겉모습은 훌륭한 중학생의 모습이었다. 블레이저 밑에는 아스트라M44 아르케부스 커스텀이라는 훌륭한 중학생은 절대 가지고 다니지 않을 물건이 감춰져있지만, 지금 그런 일은 상관 없다.

 어엿한 중학생으로 보이는 건, 겉모습 뿐이었다.

 (입학식부터 지각한다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네 어머니랑 여동생이 꽤나 노력했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있다)

 (머라굿ㅡ)

 (등교하는데 15분인데 입학식 시작 45분 전에 너를 억지로 내보내다니, 찬성할 수밖에 없더군)

 (그렇지ㅡ)

 (하지만말이야)

 한니발의 목소리 상태가 바뀐다

 (어째서 너는, 졸업한 초등학교로 가는 거야)

 아하하, 하고 히로는 가볍게 웃는다

 (6년동안 매일 갔으니까)

 (그런 이유로 지각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걸)

 (괜찮아, 아마도)

 히로의 괜찮아는, 꽤나 높은 확률로 빗나간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니발은 한숨을 쉰다.

 (벌써 완전히 봄이 왔다고 너무 풀죽지 마. 겨울에 온 하루 씨는, 봄이 와도 하루 씨니까)

 (당연하지, 계절이 변할 때마다 이름을 바꿀 수도 없고)

 이런 대화에는 이미 익숙해져있다. 이렇게 매일을 살며, 히로는 성장한다.

 ...보다 큰 바보가 될 뿐이라는 기분이 들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소울 언더 테이커로써도, 자신과 미시마 소우기의 빈틈없는 노력 덕분에 쥐꼬랑지만큼 성장했다, 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이 아이는 어떻게 될까. 자신의 주인이며, 운명공동체인 이 바보같은 여자애는. 어찌되던 자신이 이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만으로, 그 소우기도 여러가지 생각하는 점은 있겠지만, 이 아이의 성장에 공로해주겠지. 

 산다.

 이미 죽은 몸인데,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웃어버리고 만다.

 살아가는 일따위 아주 먼 옛날에 그만둬버렸는데ㅡ

 (하루 씨, 무슨 생각해?)

 그렇게 히로가 말을 걸어오는 히로에게, 귀를 쫑긋하는 것으로 대답하고선 한니발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죽은 뒤 처음으로 올려다본, 봄의 하늘은 아름다웠다.




 작가후기

생략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