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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4일 화요일

단편 라노벨 번역 : 그라샤치 서장 절천의 저편에서

 따듯한 곳. 그것이 이 섬에 품은 최초의 감상이었다. 여기가 섬 중에서도 가장 따듯한 곳이라면, 매우 살기 편할 듯하다. 잠시동안 이 주변에서 느긋하게 있도록 할까

 이 섬에는 방금 도착했을 뿐이니까, 우선 지긋이 관찰해보도록 하자. 우선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꽤 광범위에 불러봐도, 아무 대답도 없다. 일단 살아서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지만, 말을 걸어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다가갔더니 도망쳐버렸다. 따라갈까 하면 따라갈 순 있겠지만, 그만뒀다. 분명 말이 통하지 않는 생물체겠지. 좀 더 이동하면 말이 통하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은 한다.

 말. 그러고보니, 최근 누구랑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되돌아보면, 고향인 섬을 나와 이 섬에 도착할 때까지, 생물체다운 생물체와는 만나지도 못했다. 도중에 섬은 잔뜩 있었지만, 어느곳도 생물체가 살기에는 조금 어려워보이는 섬들 뿐이었다.

 생물체가 제대로 있다는 것 만으로, 이 섬은 가망성이 있다. 튼튼하다고 자부하는 자신도, 살고 싶지 않은 섬을 넘고 넘어, 드디어 도착한 이 섬.

 올려다보니 눈부시고 부드러운 빛이 그의 눈을 찌른다. 이제 물과 공기가 맛있기만 한다면 최고일텐데, 그렇게까지 세계는 형편 좋게 되어있지 않은 모양이다. 맛없어서 토한다, 정도는 아니지만 이 섬의 물과 공기는 그다지 맛있지 않았다.

 대체로 이 섬은 너무 따듯하지 않은가. 좀 더 시원한 장소가 없다면, 몸이 뜨거워서 구워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위에서 대충 살펴봤는데, 이 섬은 너무 작은 느낌이 든다. 섬이 작은 탓인지, 물가가 적게 보인다.

 이 섬의 단점을 억지로 나열해보고, '그'는 자신이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생각해보면 멀리까지도 왔구나... 하지만, 친구들은 더욱 멀리까지 가있겠지. 혹시 벌써 그 재수없는 녀석들을 방법할 방법을 발견해서, 돌아가기 시작한 자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도, '그'는 서두를 기분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기대받지 않았으니, 이 섬을 느긋하게 산책해도 문제되지 않을 터다. 고향을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타향의 섬을 알고 싶다는 기분이 더 강했다.

 이 섬에는, 무언가가 있고, 무엇이 있는 걸까.

 원하는 것은 있는가. 원하지 않는 것이 있는가.

 '그'는 고향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닿지 않을 그 방향을 향해, 배 깊숙한 곳에서 소리를 지른다.



 북태평양 하와이 제도로부터 동쪽으로 약 7키로 떨어진, 눈으로 보기에는 바다와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장소.

 그 날, 그곳에 어떤 생물체가 있었다.

 그것은, 언뜻보기에는 드물지 않은 생물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기묘한 생물체였다.

 아무도 보는 자가 없는 이 장소에서는, 그 생물체는 그저 생물체에 지나지 않았다.



 그 생물체의 이름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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