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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6일 토요일

JK 하루는 이세계에서 창녀가 되었다 3화 밤을 연주하라

 "하, 하루……!"

 "어─?"

 "기, 기분 좋아?"

 "아, 응. 엄청, 좋앗, 아앗!"

 치바 위에서 허리를 흔들면서, 나는 완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아찾기가 아닐까.

 창녀를 시작하고 어언 육 개월.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벌써 3학년인데. 원래대로라면 졸업까지 앞으로 일 년도 안 남았는데. 저쪽 친구들은 아마 진학이네 동아리네 성형이네 하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래, 나도 변해야 해.

 평소와 같은 매일에 변화를, 후레쉬한 인생을. 이런 시시한 일만 하지 말고, 무언가 도전해봐야만 한다.



 끝난 뒤의 정액을 보지에서 긁어내 버리고, 녹초가 되 퍼진 치바의 곁으로 간다.

 "있지, 치바. 할 말이 있는데"

 "엉?"

 치바는 어째서인지 당황해하며 일어나더니,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혹시, 내 노예가 되겠다는 말……?"

 "어? 그럴 리 없잖아. 그거 말고"

 딱 자르며 치바의 가슴을 손등으로 툭 쳐준 뒤, 상체를 일으켜 앞으로 쑥 들이민다.

 "있잖아, 나한테도 모험이라는 거를 가르쳐주지 않을래? 몬스터 퇴치나 투기장이나, 잘 버는 거잖아? 일 끝나고 한가한 시간에, 나도 할 수 없을까?"

 치바는, 잔뜩 시간을 들여 한숨을 쉬더니 얼굴을 찌푸린다.

 "코야마, 우리들 이노베이터를 너무 물로 보는걸"

 요전까지 평범한 '모험자'였던 남자가, 기어코 멋대로 만든 이름을 대기 시작했나보다. 어째 건방진 느낌이 들어서, '앙?'하며 노려봐준다.

 "아, 아니,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 녀석은 기본적으로 쫄보에 음침한 캐릭이라, 내가 강압적으로 나가면 금방 내뺀다.

 아무리 강해져도, 같은 나이대의 여자가 노려보는 건 무섭다. 그런 습관이 이미 몸에 베이고 만 것이다.

 "하지만 몬스터는 진짜 위험해. 초보자가 갑자기 싸울 수 있을 리도 없고"

 "어, 괜찮겠지. 나도 드퀘나 몬헌은 좀 했는걸. 남친 꺼 빌려서"

 "게임이랑 비교할 게 아니야. 애초에 군대가 만든 경계선을 넘으려면, 길드에 등록한 다음 출정권을 사야만 하니까. 그 길드에 등록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남자 뿐이고"

 "그래?"

 남존여비.

 이 녀석들, 맨날 내 앞을 가로막는구나.

 "이쪽의 기본적인 세계관도 잊어버린 모양이니까, 다시 한 번 설명해줄게"

 치바가 거들먹거리듯 팔짱을 끼더니 말하기 시작한다.

 몇백 년이나 전부터 계속된 마왕군인가 뭔가하는 몬스터들과의 전쟁. 놈들은 이 마을 근처에 있는 마왕의 숲에서 솟아난다. 밤에만 나타나는 마왕성이 그 숲 안쪽에 있다고 한다.

 인간측도 군대를 파견해 토벌하려 했지만, 광대한 숲 여기저기에서 솟아나는 몬스터들을 쓰러트리면서 마왕성까지 도달하기란 어려운 일인지라, 아마도 마왕성까지 가는 길의 절반도 나아간 적이 없다. 독과 함정, 거대한 몬스터가 있는 습지대의 숲은 공략이 불가능해서, 숲 밖에 경계선을 만들어 몇백 년이나 방위전을 치르고 있다.

 몬스터의 성격도 다양해서, 리더를 중심으로 무리지어 행동하는 군대 스타일 몬스터도 있고, 강대한 힘을 휘두르며 단독으로 날뛰는 몬스터도 있다. 지능 레벨도 다양해서 야생동물이나 다름없는 녀석도 있는 반면, 인간의 말을 구사하며 마법까지 쓰는 녀석도 있다.

 마왕의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몬스터는 인간에게 적대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인류의 적이라는 것이다.

 인간 측의 군대는 주로 통제가 되는 군대형 몬스터와 싸운다. 그 외에 경계선을 넘어오는 떨거지 몬스터나 인간을 납치해 범하거나 죽이는 본능형 몬스터들을 토벌하거나, 경계선을 넘어 숲까지 들어가는 게 모험자다.

 위험한 일이지만, 수수께끼의 유적이나 미궁에 잠든 마왕의 숲에는 보물이나 높은 가치를 지닌 역사적 자료가 많아서, 그걸 팔거나 특정 몬스터 토벌 의뢰를 받는 등 꽤나 잘 번다나 뭐라나.

 "하지만 여자 모험자같은 것도 가끔 있잖아"

 "그건 성직자로서 축복을 받은 여자라 그런 거야. 시스터라는 거지. 백의 회복마법을 쓸 수 있어"

 "그게 뭐야?"

 "어째 이 세계의 종교적인 이유인가 뭔가때문에, 회복계 스킬은 여자밖에 쓸 수 없대. 하지만 실제로는 회복마법을 쓸 수 있는 정도고 전투는 할 수 없으니까 몬스터 경계선을 넘으려면 무조건 모험자랑 함께 갈 수밖에 없어. 그렇게 파티가 정해져있는 여자만이 길드에 등록되고"

 "그럼, 내가 그 회복마법을 쓰는 여자가 되면 되잖아?"

 "그러니까 너무 물로 본다니까 그러네. 다들 어렸을 때부터 수행해서 스킬이 있는 아이만이 시스터가 될 수 있어. 지금부터 시작해봤자, 어지간히 딱 맞는 스킬이 없는 한 아마도 무리야. 그리고 하루, 스킬도 안 받았다고 말하지 않았어?"

 "아니, 그렇긴 하지만…… 그치만"

 "안 돼. 이 세계도 그렇게 녹록치 않다고. 저쪽 세계의 지식으로 무쌍을 찍을 수 있는 상황도 별로 없고. 자주 있잖아, 저쪽 세계에서의 상식이나 상품이 이쪽에는 아직 없어서, 그걸 이용해 왕창 번다는 이야기. 가령 비누를 만든다거나, 흔한 요리가 여기에서는 엄청 참신한 맛이 난다던가"

 "비누라면, 이쪽 물건이 훨씬 낫잖아. 밥도 맛있고"

 이 세계에는 식물로 만든 유능한 비누가 있다. 엄청 좋은 냄새가 나고, 머리를 감아도 까칠해지지 않는다. 고기나 생선은 비싸지만, 야채쪽은 엄청 싸고 맛있다. 가난해도 먹고 살 수는 있다.

 "맞아. 식물이 무쌍을 찍고 있다고, 여기는. 연성술이라는 마법때문에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진화했어. 일용품부터 에너지까지 풀과 연관되어있으니까. 공학계라면 조금은 틈이 보이지만, 이쪽도 뒤쳐진 것 치고는 꽤나 독특한 기술이 구축되어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도 모르겠어. 생각한 만큼 잘 되지 않는단 말이지"

 치바는 혀를 차더니, '모처럼 이세계에 왔는데, 좀 더 간단한 곳에서 놀라주는 멍청이들이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중얼중얼 불만을 토로한다.

 그건 그렇고 치트가 어쩌구저쩌구하면서 들떠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치바가, 나름대로 이것저것 시험해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나보다 이 녀석이 더 생각하면서 살고 있잖아. 쇼크다.

 "무슨 장사를 하려고 해도, 길드 제품이라 기업 비밀같은 게 있어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고. 결국 자기한테 맞는 일을 발견해서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게 이쪽의 노동시장이야. 나는 치트 스킬이 있으니까 이대로 평범하게 모험자나 하고 있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어. 하루는 아무 스킬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는 거잖아? 혹시라도 그만두고 싶어지거든,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지 않으려나─"

 뭔가 말하고 싶다는 듯이 내 가슴을 보는 치바를 무시하며, 나는 샤워를 하러 간다.

 뭐냐고.

 스킬이네 무쌍이네.

 시시해.

***

 "아─, 좋아, 간다! 우, 윳, 빛, 깔, 시, 크, 라, 소! 사, 랑, 해, 요, 시, 크, 라, 소!"

 메인 보컬인 시크라소 씨의 스테이지 옆에서 전력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전열 일부가 굉장히 열광하고 후열이 질려한다는, 평소와 다름없는 성과를 거두고 끝났다.

 이러고 있어도 되겠냐는 의문은 아직 남아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전력으로 하지 못하는 녀석은 뭘 해도 안 될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지만.

 "하루쨩, 남친왔어─"

 "네네─"

 씨름부가 오늘도 나랑 떠들어주려고 와주었다.

 언제나 10루버를 내고 이야기만 해서 변함없이 동정이지만, 어째서인지 씨름부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높은 확률로 다른 사람에게서 지명이 들어온다.

 창가 테이블에서 뚱보랑 앉아있으면 상대적으로 작고 귀엽게 보이는 효과가 있나보다. 수다타임은 한 번밖에 안 된다는 규칙만 없었다면, 영원히 내 앞에서 뚱보 모습을 비추어주면 좋겠다.

 수다타임이라고 해봤자 내가 일방적으로 떠들 뿐이고, 씨름부는 언제나 쑥쓰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웃는다. 내가 이따금씩 가슴을 슬쩍 보여주거나 팔을 터치하는 정도로 귀여울 정도로 부끄러워하며 몸을 움츠린다.

 그런데도, 올 때마다 내가 기뻐해줬으면 하는지 고기같은 간식을 가져다준다.

 뭐랄까…… 아, 사랑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다. 그를 보고 있자면 행복해보여서 부럽다, 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이런 '너같은 놈이랑 사귀어줄 여자는 없다고'라는 레벨의 남자가 좋아해줘봤자, 아무렇지도 않게 안주거리삼아 웃어넘겼겠지만, 지금의 씨름부를 보고 있자면 솔직히 '힘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정도로 나한테도 여유가 없어졌다고나 할까, 레벨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생각하니 서글퍼지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치바나 씨름부랑 사귀는 건 어림도 없지만, 청춘이니 사랑 정도는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하아─, 이 일, 빨리 늙을 것 같은걸.

 "하루 씨, 지명이예요─"

 "네─"

 정신없는 수다(주로 내 푸념) 도중에, 다른 남자한테 지명이 들어왔다. 씨름부는 우수한 장식이다.

 "어떡할래? 75루버를 내면 저쪽은 거절할 건데, 승부할래?"

 "어…… 아니……"

 100이나 200 정도는 여유롭게 들어있을 법한 지갑을 움켜쥐고, 씨름부가 웅얼거린다.

 평소대로 여기서 조용해지는 점이 동정이 동정인 이유다.

 "또 와줘"

 나는 씨름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지명해준 남자의 곁으로 간다.

 씨름부가 혹시 나를 사준다면, 그때는 약간 서비스를 해주자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대로, 아름다운 소녀군. 달빛에 잘 빛나는걸"

 히죽히죽 웃으면서, 나를 산 잘생긴 오빠가 휫파람을 분다.

 음유시인이라는 오빠는, 나를 알몸으로 만들더니 우선 창가에 세워놓고 천천히 전신을 훑어보더니, 기타처럼 생긴 악기를 튕기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몬스터 관련된 돈벌이를 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서, 사디스틱한 남자나 반대로 마조히스틱한 남자라면 여럿 봤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놀라운 사람이 많다.

 "시크라소 씨의 가성도 물론 훌륭하지만, 오늘밤의 네 퍼포먼스는 굉장히 참신했어. 정열이 넘치고 창의적이었지. 그래──마치 뮤제륜(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음악과 관련된 여신의 이름이래)과도 같았어~♪"

 갑자기 노래하기냐, 라며 태클을 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나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 그대로 몸을 굽혀봐. 그래, 그리고 고개만 올려. 손은 무릎에 두고. 응, 그래. 좋네. 굉장히 창의적인 포즈야. 음"

 음유시인 오빠는, 나에게 포즈를 취하게 만들고 기타같은 악기를 다시 연주했다.

 긴 머리카락에 커다란 모자를 쓰고, 뾰족한 부츠를 신은 그는 마치 무언가의 프로듀서같았다. 나에게 세세한 지시를 내리고, 팬티 안에서 고간을 부풀렸다.

 아, 그런 부류의 변태였군요 라며, 나는 내심 비즈니스적인 부분에서 이해했다.

 "굉장히 좋아. 아아, 그대로, 그 차가운 눈동자를 내게 비치는 채로, 아, 좋앗. 굉장히 뮤제륜이야!"

 악기를 고간에 비비면서, 오빠는 앞으로 고꾸라질만큼 몸을 들이민다. 나는 시키는 대로 포즈를 바꾼다.

 "좀 더! 좀 더 참신한 포즈를!"

 패션 잡지에서 모델이 하던 포즈를 이것저것 흉내낸다. 학교 축제 이벤트를 위해 아이돌이나 라이브 DVD를 많이 봐둔 것이 꽤 도움이 되었다.

 런웨이를 하듯이 화려하게 턴.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주고, 포즈.

 "아아…… 좋아, 좋아"

 등을 보여주며 허리에 손을 대고, 돌아보며 윙크☆

 "뮤제륜겔!"

 음유시인 오빠, 아마도 기뻐해주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점점 더 영문모를 소리를 하며 악기를 허벅지에 끼우고 흔들어대기 시작한다.

 이세계다. 나, 성의 이세계를 들어서려 하고 있어.

 "하아, 이제 안 돼, 나도 뮤제류야"

 음유시인은, 이젠 아예 자지를 꺼내놓고 악기에 비비기 시작했다. 여자의 몸을 눈앞에 두고.

 우리들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손님을 위해 엉덩이구멍까지 다 보이는 포즈를 취한다.

 "그야말로 그랜드뮤제륜보! 굉장해. 너는 감성의 저편에서 찾아온 개혁의 여신이야!"

 아니, 도쿄에서 온 평범한 여고생인데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움찔움찔 발을 쭉 뻗으며 음유시인이 몸부림친다.

 그리고 나에게, 그 기타같은 이상한 악기를 쥐게 한다.

 "네 천성의 번뜩임과 대담한 육체는 매우 훌륭해. 이거, 이걸 연주해보렴. 감성이 내달리는 대로, 네 손까락끝의 가성을 내 귀에 들려줘!"

 이거, 역시 기타 맞지?

 전전 남친이 이상한 밴드를 하던 사람이었고, 나도 트와이스의 'TT'를 불러보고 싶어서 딱 한 곡만 연습해봤기 때문에, 기타라면 조금은 칠 줄 안다.

 D랑 A랑 G랑 B의 마이너? 아는 건 이 넷 뿐이지만.

 일단 손님의 리퀘스트기도 하고, 씨름부의 선물로 받아 점심때 먹은 고기의 뼈가 테이블 위에 남아있기도 해서, 그걸 픽으로 삼아 기타소리를 울린다.

 "뭐지 그 여신의 왕복쌈싸닥션같은 참신한 연주법은?"

 음유시인은 불에 구운 오징어처럼 뒤집어졌다.

 "뼈로 모든 현을 한 번에 튕긴다니? 게다가 그 아름답고 묵직한 울림은 마치 설원에 떨어진 번개같지 아니한가. 뭐냐 이 음은, 너무 참신해서 머리가 전혀 따라가지 못해. 그런데 굉장히 고간을 울리는군!"

 아니, 너무 참신해서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건 고객님의 성벽인데요.

 연주는 계속해도 되는 걸까.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도 되려나.

 "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네 그저 바라보며 ba-ba-ba-baby♪"

 "아, 노래는 됐어. 네 노래는 필요없어. 음만 더 들려줘"

 음치라서 미안하게 됐네요, 망할!

 하지만 이것도 일이니, 바라는 대로 기타만 묵묵히 연주한다. 음유시인은 혼자 난리법석을 부리며 이제는 자위까지 시작했다.

 세계가 달라도 변태는 있는 법. 어떤 동떨어진 곳에 가더라도 인간은 변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을 담아 알몸으로 기타를 연주한다.

 엄마, 아빠.

 나 열심히 살고 있어.

 "안 돼, 이제 천국으로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 똑똑, 노크하고 있어엇!"

 곡이 끝을 향해갈 즈음, 이윽고 음유시인 오빠가 발가락을 쭉 뻗기 시작했다.

 "어, 잠깐 손님, 곤란해요!"

 우리는 한 발 당 값을 받는다. 입이나 보지에 싸야지 한 발이다. 멋대로 딸치게 만들고 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녹록한 풍속점이 아니다.

 "손 치워요, 내 보지 안에 싸주세요!"

 "아아, 아니! 좀 더 천사의 가성을 울려주지 않으면 갈 수 없어!"

 "듣고 싶으면 들으란 말야. 하지만 싸는 건 내 안에 해!"

 음유시인 오빠에게 다리를 벌리고 올라타, 로션과 스키네풀을 넣은 보지로 자지를 집어삼키고는 기타를 울린다.

 "하우우우우우웃!"

 변태시인은, 내 엉덩이 밑에서 활처럼 몸을 뒤로 젖혔다.

 그리고, 기타를 연주하며, 꽉 조여주자 내 안에서 무사히 가버렸다.

 휴우,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

 개점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시크라소 씨랑 루페쨩이랑 이른 식사를 먹는다.

 여자끼리만 외식은 상스럽다던지, 바보같이 폐쇄적인 여자들의 모임조차 불가능한 여성의 권리가 없는 세계이긴 하지만,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점심시간같은 맛을 볼 수는 있었다.

 "어제 루페쨩한테 온 대머리 손님. 그 사람, 온몸을 핥아대지 않았니?"

 "완전 질펀질펀했다구요, 정말─. 기분나빴어요"

 "나도 걔 엄청 싫어. 샤워시간이 길어지잖아"

 "엉덩이 구멍에 혀까지 집어넣는 건 진짜 무섭지"

 "어, 저 그렇게까지는 당하지 않았어요"

 "나도"

 "어머, 정말이니? 싫다, 나만?"

 "어떤 느낌인가요, 그거"

 "아니 설명하기 싫은걸"

 "그러지 말고 시크라소 씨, 말해줘요. 어떤 느낌이었어요? 남자의 혀가 똥구멍에 들어오는 건 어떤 느낌이예요?"

 "하루쨩, 좀 변태같아……"

 "도와줘 루페쨩, 하루쨩에게 전부 토해내게 되버리겠어─"

 시크라소 씨도 처음엔 딱딱하게 긴장한 느낌이었는데, 아직 사람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는 시간대라 개방적인 기분이 되었는지 우리 대화에 끼어들어 손님의 험담이나 가게의 불만을 늘어놓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완전히 즐거워졌다.

 "가끔은 좋네, 이런 거"

 그렇지? 여자들의 모임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는 법.

 시크라소 씨는 악세서리가 잔뜩 달린 긴 오렌지색 머리칼을 바람에 나부끼며, '밥도 맛있어'라며 들뜬 모습으로 웃어보인다.

 가게가 시작되면 아티스트감 높은 아우라를 내뿜지만, 푸른 하늘 아래에서 기분 좋게 등을 뻗고 있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여대생같다.

 나이도 딱 21살. 노래도 엄청 잘하고 매상도 3위고 가슴도 크고 엉덩이도 탄탄하니 엄청 이쁘고, 한 발에 150루버나 하고. 동경이 멈추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하지만 살짝 자랑스럽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말한다.

 "이번 주말, 가게 쉰다~"

 "아, 그거 혹시…… 어어~?"

 "어, 뭔데뭔데 하루쨩. 무슨 이야기야?"

 "사람이 많이 오는 주말에 쉰다는 건 그거지. 남자죠?"

 "어─?

 "헤헤,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

 "혹시 그 사람? 길드장 도련님?"

 시크라소 씨의 단골로, 젊은 금수저 남자가 있다.

 번화가에 드러선 풍속점길드의 장을 맡고 있는, 소개소 오너의 아들이다.

 길드장이라고는 해도, 이런 업계라서 그런지 야쿠자 형님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사람으로, 그 아들 역시 대단히 거만한 태도로 군다.

 하지만, 이 일대에서는 힘있는 집안이라 당연히 마담도 거스르지 못한다. 시크라소 씨의 노래와 엉덩이의 팬인 모양인지, 이 도련님과 추종자들은 자주 가게에 들러준다.

 "아니야 아니야. 그런 거 완전 싫은걸"

 시크라소 씨도 그렇게 말하며 웃는다. 하긴 그렇지─.

 "어, 그럼 누구인가요?"

 "진짜로 말하면 안 된다? 있지, 군인이야"

 "진짜요?"

 "굉장해─"

 이 마을은 마왕군 최전선과 가장 가까이 있기도 해서, 수도의 왕립군대가 주둔중이다. 가게에도 꽤 와주는 편이다.

 그들은 이 세계의 엘리트다. 젊은 군인은 의외로 여자들에게도 상냥해서, 동경하는 여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한때 출장간 곳에서 만난 창녀에 지나지 않으니, 진심으로 사랑을 품는 건 깊이 생각해보고 해야 하겠지만.

 "2층으로 가는 손님이 아니거든. 내 노래를 들으러 오는 모양이야. 그래서 한 번 가게 밖에서 데이트했더니, 갑자기 '우리집으로 와주지 않겠나'라고 말하는 거 있지"

 "헉, 그래서 갔나요?"

 가게 밖 데이트 시스템도 일단 있는데, 뭐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라면 한 번 데이트에 35루버다. 가게 영업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까지 뭐 그런 거. 자택으로 데려가는 건 금지고, 자려면 가게에서 요금을 내고 자는 게 전제지만, 기분이 내켜서 상대방 집까지 가버리는 아가씨도 당연히 있다.

 돈을 받던가, 아니면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분위기란 서로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니까. 나도 한 번 씨름부랑 데이트를 해봤는데, 그냥 고기만 먹고 헤어졌다.

 "그럴리가, 갑자기 가지는 않는다구. 하지만 그 뒤로도 데이트 요청을 받았거든. 매번 밥을 얻어먹거나, 노래 들으러 와주는 게 미안하기도 해서. 성실한 사람인 것 같고……"

 "그래서, 했어?"

 "뭐, 했지"

 "그래서 그래서!"

 앞으로 고꾸라질 정도로 상체를 들이미는 루페쨩에게, 시크라소 씨는 '내 특별한 사람이 되어줘 라는 말을 들었어'라고 얼굴을 붉히며 웃는다.

 "꺄─!"

 "좋겠다!"

 솔직히, 조금은 '믿어도 되려나'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러쿵저러쿵 참견할 필요도 없을 정도의 베테랑 창녀인 시크라소 씨라면, 그렇게 잘못 판단하지도 않겠지. 모처럼 연애 이야기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럼 우리도 얼굴 정도는 봤겠네?"

 "미남이야? 미남이야?"

 "아니, 평범한 얼굴이야. 분명 둘 다 기억하지 못할걸"

 "좋겠다, 나도 사랑하고 싶어~"

 "나도 씨름부 외에 다른 사람 있었음 좋겠다아"

 "하루쨩, 항상 오는 그 모험자는? 사이 좋아보이던데"

 "어, 걔요? 걔는 그냥 썩을 인연이랄까, 좀비 인연이랄까"

 그냥 같이 죽은 사이일 뿐인데.

 "좀비가 뭐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하지만 그거랑 사귀는 건 진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치만 나, 다른 손님한테 들은 적 있어. '진홍의 엔드리스레인'이라는 사람이지? 투기장에서 유명하대"

 "어, 진홍의, 뭐……?"

 "그러니까 하루쨩의 친구말야. 진홍의 엔드리스레인이라는 사람"

 "푸핫! 리얼 중2병 웃기네! 그 녀석의 흑역사는 몇 페이지나 되는 거냐고!"

 "에, 뭐가 웃긴 거야?"

 "강한 사람이잖니?"

 "아니, 설명하기 좀 어려운걸. 아무튼 그냥 바보야, 바보. 나는 전혀 상대해주지 않으니까, 오해하지 말아줘"

 "흐─응, 그렇구나~"

 루페쨩은, 뭔가를 삼키듯이 끈덕지게 고개를 끄덕인다.

 "어라. 루페쨩, 혹시?"

 "어, 아, 아닌데? 그런 거 아니거든?"

 "말해줘─! 나, 전력으로 소개해줄 테니까. 그런 남자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연애 이야기? 다음은 루페쨩의 연애 이야기?"

 "그러니까 아니라니까요~!"

 역시,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가장 좋다. 수다는 영양소라고 진지하게 생각한다.

 어느샌가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오가는 사람이 모이기 시작해도 우리들의 수다는 끝나지 않았다.

 어디선가, 기타를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 이거 최근 음유시인 길드에서 유행하는 곡이야. 멋있지!"

 "좋다~. 나도 이런 노래 불러보고 싶어.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지만"

 어딘가에는 퍼포먼스까지 하는 뮤지션도 있다는 모양이다.

 평범하게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는 것 뿐으로밖에 들리지 않지만.

 "분명 '여신의 왕복쌈싸닥션'이라는 곡이었지. 이 연주법이 너무 참신하다니까 정말. 소리가 몇 개나 겹쳐져서 들린다니까"

 "작곡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겠네요. 연주법도 특허내서 엄청 벌겠죠? 부럽다~. 어떤 사람일까"

 "흐~응"

 어디사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작권료로 살 수 있다니 부럽다.

 나에게는 그 정도로 굉장한 노래로 들리지는 않지만.

 그보다, 거의 'TT'를 배낀 거잖아. 구닥다리야~.

 "자, 슬슬 개점 시간이네"

 "재밌었어. 또 이렇게 밥먹자"

 "그치─. 그럼 힘내서 일해볼까─"

 오늘도 나는, 부지런히 남자랑 잔다.

댓글 1개:

  1. 트와이스가 여기서 왜나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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